‘공부가 안되다’와 ‘공부가 안 되다’.
놀랍게도 둘 다 맞습니다.
다만 뜻이 다릅니다.
안되다 안 되다 띄어쓰기는 규칙이 아니라 뜻으로 갈립니다.
붙이면 형편이 나쁘다는 한 단어, 띄우면 단순히 되지 않는다는 부정입니다.
그래서 어느 쪽이든 틀린 게 아니라, 말하려는 뜻에 맞게 골라야 합니다.
안되다 안 되다 띄어쓰기가 유독 까다로운 건, 두 표기가 다 존재하는 데다 소리까지 똑같기 때문입니다.
결국 띄고 붙이는 기준은 소리가 아니라 뜻에 있습니다.

붙여 쓰는 ‘안되다’는 사전에 있는 한 단어입니다
먼저 알아 둘 것이 있습니다.
‘안되다’는 표준국어대사전에 당당히 올라 있는 한 단어입니다.
‘안 되다’를 잘못 붙여 쓴 게 아니라, 그 자체로 고유한 뜻을 지닌 말입니다.
동사와 형용사, 두 가지로 쓰입니다.
동사 ‘안되다’는 일이 뜻대로 잘 이루어지지 않음을 뜻합니다.
‘잘되다’의 반대말이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여기에는 몇 갈래가 있습니다.
- 일·농사·장사가 잘 풀리지 않다 — “요즘 장사가 통 안된다.”
- 사람이 훌륭하게 되지 못하다 — “자식이 안되기를 바라는 부모는 없다.”
- 일정한 수준이나 수량에 못 미치다 — “회원이 스무 명도 안된다.”
형용사 ‘안되다’는 결이 조금 다릅니다.
섭섭하거나 가엾어 마음이 언짢은 상태를 나타냅니다.
‘참 안됐다’가 바로 이 쓰임입니다.
- 사정을 들으니 정말 안됐다.
- 며칠 못 본 사이 얼굴이 많이 안됐다.
띄워 쓰는 ‘안 되다’는 그냥 부정입니다
‘안 되다’는 부사 ‘안’에 동사 ‘되다’가 이어진 말입니다.
여기서 ‘안’은 ‘아니’의 준말로, 뒤의 ‘되다’를 단순히 부정합니다.
‘되다’가 되지 않는다는 뜻,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크게 두 자리에서 씁니다.
- 금지 — “여기 들어가면 안 돼.” (=아니 된다)
- 사실의 부정 — “차 시동이 안 된다.” (=되지 않는다)
이때는 ‘안’과 ‘되다’가 각각 제 뜻을 지닌 별개의 단어입니다.
한글맞춤법 제2항에 따라 단어는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므로, 이 경우 띄어 씁니다.
가장 확실한 판별법, ‘아니 되다’로 바꿔 보기
헷갈릴 때 쓰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 자리에 ‘아니 되다’를 넣어 보는 것입니다.
‘아니 되다’로 바꿔 말이 되면 띄어 쓰는 ‘안 되다’입니다.
단순 부정일 때만 ‘아니’로 풀리기 때문입니다.
- 들어가면 (아니 된다) → 말이 된다 → 들어가면 안 된다
- 장사가 (아니 된다) → 어색하다 → 장사가 안된다
‘아니’를 넣었을 때 어색하면, 그건 ‘형편이 나쁘다’는 뜻의 한 단어 ‘안되다’입니다.
반대로 ‘잘’을 넣어 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잘되다’와 짝이 되면 붙여 쓰는 ‘안되다’입니다.
‘장사가 잘된다 ↔ 장사가 안된다’처럼요.
‘안 돼’와 ‘안 되’, 받침도 자주 틀립니다
띄어쓰기만큼 자주 틀리는 게 ‘돼’와 ‘되’입니다.
‘되어’가 줄면 ‘돼’가 됩니다.
그래서 문장 끝에서 홀로 설 때는 ‘안 돼’가 맞습니다.
‘안 되’는 뒤에 무언가 더 붙어야 하는 미완성 형태라, 그대로 끝나면 틀립니다.
- 지금 가면 안 돼. (O) / 안 되 (X)
- 이러면 안 돼요. (O) / 안 되요 (X)
- 아직 준비가 안 됐다. (O) / 안 됬다 (X)
헷갈리면 ‘되’ 자리에 ‘하’를, ‘돼’ 자리에 ‘해’를 넣어 보세요.
‘해’가 어울리면 ‘돼’, ‘하’가 어울리면 ‘되’입니다.
‘안 해(=안 돼)’는 자연스럽고 ‘안 하(=안 되)’는 어색하니, 끝자리에는 ‘돼’가 맞습니다.
‘못되다’와 ‘못 되다’도 똑같은 원리입니다
이 원리를 알아 두면 덤으로 따라오는 짝이 있습니다.
바로 ‘못되다’와 ‘못 되다’입니다.
안되다 안 되다 띄어쓰기와 판박이라, 한 번에 익혀 두면 편합니다.
붙여 쓰는 못되다는 성질이나 품행이 고약하다는 뜻의 한 단어입니다.
‘성격이 못됐다’, ‘못된 버릇’이 그 예입니다.
반면 띄어 쓰는 못 되다는 무언가가 되지 못했다는 단순 부정입니다.
‘의사가 못 됐다’, ‘한 시간도 못 되어 돌아왔다’처럼요.
여기서도 판별법은 같습니다.
‘고약하다’로 바꿔 말이 되면 붙여 쓰는 못되다, 그렇지 않으면 띄어 쓰는 못 되다입니다.
안되다·못되다 모두 ‘형편이나 성질’을 말할 때 붙는다고 기억하면 헷갈리지 않습니다.
이런 문장에서 특히 많이 틀립니다
실제 글에서 자주 어긋나는 자리를 바른 표기와 나란히 두었습니다.
- 요즘 사업이 안 돼서 힘들다 → 형편이 나쁘다는 뜻 → 사업이 안돼서
- 사정이 참 안 됐네요 → 가엾다는 뜻 → 참 안됐네요
- 여기서 담배 피우면 안된다 → 금지 → 피우면 안 된다
- 전원이 안된다 → 되지 않는다 → 전원이 안 된다
앞의 둘은 ‘형편·처지’라 붙이고, 뒤의 둘은 ‘금지·부정’이라 띄웁니다.
뜻을 먼저 정하면 띄어쓰기는 저절로 따라옵니다.
한 가지 더, ‘잘 안되다’처럼 앞에 ‘잘’이 붙는 경우도 헷갈립니다.
이때는 ‘잘되다’의 반대 뜻이므로 ‘잘 안된다’로 붙여 씁니다.
‘시험 준비가 잘 안된다’는 형편이 나쁘다는 말이니 붙이는 게 맞습니다.
반면 ‘잘 안 보인다’처럼 뒤에 부정할 다른 동사가 오면, 그 동사를 부정하는 것이라 ‘안’을 띄웁니다.
안되다 안 되다 띄어쓰기, 한 줄로
형편이 나쁘거나 가엾으면 붙여서 안되다, 그냥 되지 않으면 띄워서 안 되다입니다.
‘아니 되다’로 풀리면 띄우고, ‘잘되다’와 짝이면 붙입니다.
문장 끝은 언제나 ‘안 돼’.
뜻만 정하면 나머지는 규칙이 알아서 정리해 줍니다.
헷갈리는 띄어쓰기와 맞춤법은 이것 말고도 많습니다.
던지 든지 차이와 금세 금새 차이도 함께 보면 좋습니다.
띄어쓰기 카테고리에서 다른 글도 확인해 보세요.
규정과 뜻풀이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직접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