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돈을 통털어 다 써도 부족하다’라는 문장,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틀렸습니다.
맞는 표기는 통틀어입니다.
통틀어 통털어 차이는 사실 차이랄 것도 없습니다. 표준어는 통틀어 하나뿐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실제 글에서는 통털어가 심심치 않게 등장합니다.
블로그나 카페 게시글, 심지어 신문 기사 초고에서도 종종 튀어나올 정도로 흔한 오표기입니다.
왜 이런 오해가 생기는지, 무엇이 맞는 표기인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통틀다 — 있는 대로 모두 한데 묶다
통틀어는 동사 통틀다의 활용형입니다.
‘있는 대로 모두 한데 묶다’, ‘모두 합하여’라는 뜻을 나타냅니다.
활용하면 통틀면, 통틀고, 통틀어, 통틀어서가 됩니다.
- 전교생을 통틀어 100명도 안 된다.
- 내 재산을 통틀어도 이 집 한 채가 전부다.
- 지난 10년을 통틀어 최악의 성적이다.
통털다는 사전에 없는 말입니다
반면 통털다는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되지 않은 말입니다.
사전에는 ‘통털다는 통틀다의 잘못’, 혹은 ‘통틀다의 북한어’라고만 나옵니다.
즉 통털어는 남한 표준어 어디에도 정식으로 존재하지 않는 표기입니다.
왜 통털어로 잘못 쓸까 — ‘털다’의 어감
오류의 원인은 대체로 ‘털다’에서 비롯된 것으로 봅니다.
‘탈탈 털다’, ‘먼지를 털다’처럼 ‘털다’라는 동사가 워낙 익숙하다 보니, ‘모두 다 해서’라는 뜻과 뒤섞여 통털다로 재구성된 것입니다.
‘가진 돈을 다 털어서’라는 표현과 ‘가진 돈을 통틀어서’라는 표현이 뜻은 비슷해도 어원은 완전히 다른 단어입니다.
| 구분 | 통틀어 | 통털어 |
|---|---|---|
| 표준어 여부 | 표준어 (O) | 표준어 아님 (X) |
| 기본형 | 통틀다 | 사전에 없음(북한어) |
| 뜻 | 있는 대로 모두 합하여 | – |
| 혼동 원인 | – | ‘털다’와의 발음·어감 유사 |
실생활에서 쓰는 예문
- 우리 반을 통틀어 안경 쓴 사람이 다섯 명이다.
- 이번 달 지출을 통틀어도 십만 원이 안 된다.
- 통틀어서 말하면 올해는 그럭저럭 괜찮은 한 해였다.
- 참가자를 통틀어 절반이 넘게 합격했다.
- 이 동네를 통틀어 카페가 딱 하나뿐이다.
- 선수 생활을 통틀어 이 정도 기록은 처음이다.
여섯 문장 모두 ‘모두 합하여’로 자연스럽게 바꿀 수 있습니다.
이 자리에 들어갈 말은 통틀어뿐입니다.
공통점은 범위를 정해 놓고 그 안의 것을 남김없이 합산한다는 점입니다. 학급, 지출, 동네, 선수 생활처럼 범위를 나타내는 말과 짝을 이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탈탈 털어서’와 헷갈리는 또 다른 이유
‘가진 돈을 탈탈 털어서 샀다’라는 문장은 실제로 맞는 표현입니다.
여기서 ‘털다’는 가진 것을 남김없이 내놓는다는 뜻으로, 통틀다와는 전혀 다른 단어입니다.
문제는 두 말이 뜻으로는 종종 겹쳐 쓰이면서, 표기까지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다는 점입니다.
‘탈탈 털어서’는 그대로 쓰고, ‘모두 합하여’ 자리에는 통틀어를 쓴다고 구분하면 헷갈릴 일이 없습니다.
‘통’이 들어가는 다른 말과 비교해 보면
통틀어를 제대로 기억하는 데는 ‘통’이 들어간 다른 표준어를 함께 떠올리는 방법도 도움이 됩니다.
통째로는 나누지 않은 덩어리 그대로를 뜻합니다. ‘수박을 통째로 먹었다’처럼 씁니다.
여기서 ‘통’은 어느 한 부분이 아니라 전체를 가리키는 말맛을 담고 있습니다.
통틀어의 ‘통’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분이 아니라 있는 것 전부를 하나로 묶는다는 감각이 살아 있습니다.
반면 ‘털다’ 쪽에는 이런 ‘전체’라는 의미가 원래 없습니다. 그래서 통털어라는 표기는 뜻으로 보아도 어색한 조합입니다.
‘통’ 계열 단어를 기준으로 삼으면 통틀어 쪽이 훨씬 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
기사와 방송에서도 자주 틀립니다
‘기자도 헷갈리는 우리말’이라는 이름의 신문 칼럼이 따로 있을 정도로, 이 단어는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자주 틀리는 표기로 꼽힙니다.
맞춤법 검사기를 돌리면 대부분 잡아내지만, 검사기를 거치지 않은 초고나 구어체 글에서는 여전히 통털어가 종종 눈에 띕니다.
눈에 익어서 맞는 것처럼 느껴지는 표기일수록 한 번 더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자주 나오는 질문 두 가지
Q. ‘통틀어서’도 맞는 표현인가요?
네, 통틀어에 ‘서’가 붙은 형태로 자연스러운 표준어입니다. ‘통틀어’와 ‘통틀어서’는 뜻 차이 없이 둘 다 쓸 수 있습니다.
Q. 사람 수를 셀 때도 통틀어를 쓸 수 있나요?
네, 사물뿐 아니라 인원을 헤아릴 때도 자연스럽게 씁니다. ‘학교 전체를 통틀어 만점자는 한 명뿐이다’처럼 범위 안의 사람 수를 합산할 때 흔히 등장합니다.
온라인 국어사전에서 직접 확인하는 법
표기가 헷갈릴 때 가장 확실한 방법은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두 단어를 직접 검색해 보는 것입니다.
‘통틀다’를 검색하면 뜻풀이와 활용 예문이 바로 나옵니다.
반면 ‘통털다’를 검색하면 표제어 자체가 없거나, 있어도 ‘통틀다의 잘못’이라는 안내만 뜹니다.
이렇게 사전에 표제어로 등재되어 있는지를 기준으로 삼으면, 어감만으로 판단할 때보다 훨씬 확실하게 맞춤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통틀어 통털어 차이, 한 줄로
표준어는 통틀어 하나뿐이며, 통털어는 존재하지 않는 표기입니다.
‘모두 합하여’라는 뜻이 자리에 들어간다면 무조건 통틀어를 쓰면 됩니다.
‘털다’의 어감에 이끌려 통털어라고 쓰지 않도록, 통틀다라는 원형을 기억해 두는 편이 가장 확실합니다.
맞춤법 검사기가 자동으로 잡아 주는 경우가 많지만, 검사기 없이 손으로 옮겨 적거나 말을 그대로 받아 적을 때는 여전히 놓치기 쉬운 표기이니 한 번 더 눈여겨보는 편이 좋습니다.
사전에 없는 말을 쓰는 실수는 이 밖에도 여럿 있습니다.
금세 금새 차이와 곤욕 곤혹 차이도 함께 보면 좋습니다.
맞춤법 카테고리에서 다른 글도 확인해 보세요.
표준어 여부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