좇다 쫓다 차이, 발이 움직이면 쫓다입니다

좇다 쫓다 차이 - 발로 뛰면 쫓다, 마음이 향하면 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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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쫓다’와 ‘꿈을 좇다’.
둘 중 무엇이 맞는지 바로 답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좇다 쫓다 차이는 받침소리가 비슷해 눈으로는 잘 안 갈립니다.
그런데 국립국어원이 딱 하나의 기준을 정해 두었습니다.
몸이 실제로 움직이면 쫓다, 마음만 향하면 좇다.

그래서 파리는 쫓고, 꿈은 좇습니다.

애초에 이 둘이 헷갈리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좇다’와 ‘쫓다’는 소리가 거의 같습니다.
표준 발음이 각각 [졷따]와 [쫃따]로, 받침 ㅊ이 대표음 ㄷ으로 나기 때문입니다.
귀로는 된소리 여부만 어렴풋이 다를 뿐이라, 결국 뜻으로 갈라야 합니다.
참고로 ‘쫒다’처럼 받침을 ㅈ으로 쓰는 표기는 둘 다 아닙니다. 받침은 언제나 ㅊ입니다.

좇다 쫓다 차이 비교 - 좇다는 마음이, 쫓다는 발이 움직인다
좇다는 마음이, 쫓다는 발이 움직인다

기준은 하나, 물리적 이동이 있는가

국립국어원은 이 두 단어를 가르는 기준을 명확히 밝혔습니다.
물리적인 공간의 이동이 있는가입니다.
이동이 있으면 쫓다, 없으면 좇다입니다.
도둑을 잡으려면 실제로 뛰어야 하니 쫓다입니다.
꿈을 이루려고 발이 움직이지는 않으니 좇다입니다.
받침이 헷갈릴 때 뜻이 아니라 몸의 움직임을 떠올리면 대부분 풀립니다.

쫓다 — 발이 움직입니다 (ㅉ)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쫓다는 크게 두 가지 뜻입니다.
첫째, ‘어떤 대상을 잡거나 만나기 위하여 뒤를 급히 따르다’.
둘째, ‘어떤 자리에서 떠나도록 몰다’, 곧 내쫓는 것입니다.
두 경우 모두 실제 움직임이 있습니다.
따라가든 몰아내든, 몸이나 손이 움직입니다.

  • 경찰이 달아나는 범인을 쫓았다.
  • 강아지가 공을 쫓아 뛰어갔다.
  • 손을 저어 날아든 파리를 쫓았다.
  • 참새를 쫓으려고 허수아비를 세웠다.

따라가는 것도, 내모는 것도 전부 쫓다입니다.
공통점은 눈앞에 구체적인 대상이 있고 몸이 반응한다는 것입니다.

좇다 — 마음이 향합니다 (ㅈ)

좇다도 두 갈래입니다.
첫째, ‘목표, 이상, 행복 따위를 추구하다’.
둘째, ‘남의 말이나 뜻을 따르다’.
어느 쪽도 몸이 뛰지 않습니다.
움직이는 것은 마음과 뜻입니다.

  • 그는 평생 자기 꿈을 좇았다.
  • 헛된 명예를 좇다 많은 것을 잃었다.
  • 부모님의 뜻을 좇아 진로를 정했다.
  • 스승의 가르침을 좇아 살았다.

꿈, 명예, 뜻, 가르침.
손으로 잡을 수 없는 추상적인 대상이 옵니다.
이럴 때는 받침이 헷갈려도 좇다가 맞습니다.

‘쫓아가다’와 ‘좇아가다’, 둘 다 있는 말입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아가다’를 붙인 말도 두 형태가 모두 사전에 있습니다.
다만 뜻이 정확히 갈립니다.

  • 쫓아가다 — 어떤 대상을 만나기 위하여 급히 가다.
    “앞서가는 친구를 쫓아갔다.” (실제로 뒤따라 감)
  • 좇아가다 — 남의 말이나 뜻을 따라가다.
    “선배의 조언을 좇아갔다.” (뜻을 따름)

여기서도 기준은 똑같습니다.
몸이 이동하면 쫓아가다, 마음이 따르면 좇아가다입니다.
‘꿈을 좇아가다’가 맞고 ‘꿈을 쫓아가다’가 어색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내쫓다’는 있어도 ‘내좇다’는 없습니다

합성어로 넘어가면 한쪽만 살아남기도 합니다.
사전에는 내쫓다(밖으로 몰아내다)와 뒤쫓다(뒤를 따라 쫓다)가 올라 있습니다.
그런데 ‘내좇다’나 ‘뒤좇다’는 없습니다.
몰아내고 뒤따르는 일은 전부 몸이 움직이는 쪽이라, 자연히 쫓다 계열로만 굳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마음으로 따르는 자리에는 이런 합성어가 잘 생기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내쫓다·뒤쫓다’를 만나면 받침을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언제나 된소리 쫓다입니다.

가장 많이 틀리는 자리, ‘시간에 쫓기다’

실생활에서 제일 자주 틀리는 표현이 따로 있습니다.
바로 ‘시간에 쫓기다’, ‘일에 쫓기다’입니다.
여기서는 내가 무엇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시간에 몰리는 쪽인데도, 정답은 쫓기다입니다.
‘쫓다’의 피동형이라 된소리가 그대로 남기 때문입니다.
국립국어원도 ‘일에 쫓기다’가 표준이고 ‘좇기다’는 아예 없는 말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 마감에 쫓겨 밤을 새웠다.
  • 늘 시간에 쫓기며 산다.
  • 빚에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

쫓기다에는 ‘일이나 시간에 몹시 몰리다’라는 뜻이 있습니다.
몰린다는 느낌이 곧 뒤에서 급히 따라붙는 그림이라, 쫓다 계열로 묶인다고 기억하면 됩니다.
‘좇기다’라고 쓰면 무조건 틀립니다.

헷갈리는 문장, 이렇게 판단하세요

좇다 쫓다 차이가 실제 문장에서 어떻게 갈리는지, 자주 막히는 예를 기준에 대어 보겠습니다.

“유행을 ___다.”
유행을 따라가는 건 몸이 아니라 관심입니다.
물리적 이동이 없으니 좇다입니다.

“시선이 그를 ___다.”
눈길이 그를 따라 움직입니다.
시선의 이동이 있으니 쫓다가 자연스럽습니다.

“이상을 ___다.”
이상은 마음속 목표입니다.
발이 움직일 일이 없으니 좇다입니다.

“강아지가 나비를 ___아 뛴다.”
강아지가 실제로 나비를 따라 달립니다.
몸이 움직이니 쫓다입니다.

“선인의 가르침을 ___아 살다.”
가르침은 손에 잡히지 않는 뜻입니다.
마음으로 따르는 것이니 좇다입니다.

대상이 손에 잡히는 것이면 쫓다, 머릿속에만 있는 것이면 좇다.
이 물음 하나로 대부분 갈립니다.
그래도 애매하면, 그 자리에 ‘뛰어서 따라간다’를 넣어 보세요.
말이 되면 쫓다, 어색하면 좇다입니다.

좇다 쫓다 차이, 한 문장으로

발이 움직이면 쫓다, 마음이 향하면 좇다입니다.
도둑처럼 뒤를 밟거나 파리처럼 몰아내면 된소리 쫓다(ㅉ).
꿈이나 뜻처럼 마음으로 따르면 예사소리 좇다(ㅈ).
받침소리가 아니라 몸이 정말 움직이는지를 떠올리면 헷갈릴 일이 줄어듭니다.

발음이나 뜻이 비슷해 헷갈리는 우리말은 이것 말고도 많습니다.
반증 방증 차이지양 지향 차이도 함께 보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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